네넴 R1 [불가사의]
"다녀오겠습니다!"
"조심해서 다녀오렴."
네넴은 어머니의 배웅을 받으며, 활기차게 학교로 갔습니다. 네넴은 만마 학교에 다니는, 약간 조숙하지만 평범한 여자 아이입니다. 매일 친구들에게 둘러싸여 즐겁게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네넴은 평소와 다름없이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잠시 들렀던 공원에서 지저분해진 인형을 발견했습니다.
"누군가가 잊어버리고 간 걸까아? 하지만, 이대로 놔둘 수는 없겠네에."
네넴은 인형을 주워서 돌아왔습니다.
"다녀왔습니다."
"어서오렴. 어머, 그건 뭐니?"
"공원에서 주웠어. 깨끗하게 만들 수 있을까아?"
네넴은 어머니에게 주워온 인형을 보여줍니다. 어머니는 지저분해진 인형을 보고 조금 난처한 표정을 보였지만, 네넴을 욕실로 데려가서 둘이 함께 인형을 세탁하게 되었습니다.
"와아, 귀여워!"
인형을 정성스럽게 세탁하고 말려보니 핑크색의 털이 사랑스럽고 푹신푹신한, 흰족제비처럼 보이는 인형이 되었습니다. 분명히 이것이 원래 모습이었겠지요. 네넴도 기뻐했지만, 인형도 어쩐지 기뻐보였습니다.
그날 밤의 일이었습니다.
"네넴, 네넴."
자고 있던 네넴을 깨우는 목소리가 들립니다.
"응...? 엄마아?"
"아니야, 네넴. 일어나."
잠에 취한 네넴의 눈에 들어온 것은 주워온 인형이었습니다. 인형은 방긋방긋 웃으며 네넴을 보고 있었습니다.
"꺅!"
"구해줘서 고마워. 내 이름은 캬날. 마법의 나라에서 왔단다."
"마법의 나라? 그런데 어째서 그런 곳에 있었어?"
네넴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캬날에게 물어봅니다.
"지금, 마법의 나라에 큰일이 일어났어. 마법의 나라와 이 세계의 모든 사람의 소원을 이뤄주는 「소원의 별」을 나쁜 마녀가 부서트려서, 「소원의 별」이 전세계로 흩어지고 말았어."
"혹시 그 「소원의 별」을 원래대로 되돌려 놓지 않으면, 이 세계도 큰일나는 거야?"
"모든 사람의 꿈이 이루어질 수 없게 돼. 이대로 가다가는 꿈을 잃고 절만한 사람들로 넘쳐나서, 세계는 멸망하고 말아."
"큰일이네! 나도 찾는 것을 도와줄게!"
"정말!? 고마워!"
"응! 아, 그런데 나는 아직 어린이라서 그다지 멀리 갈 수는 없는데 괜찮아?"
"그렇구나... 인간은 꽤 귀찮구나. 맞다! 마법의 나라에 전해지는 불가사의한 반지를 빌려줄게! 이 반지를 사용하면, 어른으로 변할 수가 있어!"
네넴은 캬날에게 반지를 빌려, 곧바로 그 힘을 시험해보기로 했습니다.
"그 반지를 치켜들고, 되고 싶은 어른이나 좋아하는 것을 떠올려보렴."
"되고 싶은 모습 말이지이. 어디 보자..."
네넴은 되고 싶은 모습을 떠올리고, 반지를 하늘로 치켜들었습니다. 그 순간, 불가사의한 빛이 네넴의 몸을 에워싸더니 네넴을 어른의 모습으로 성장시켰습니다. 어른이 된 네넴은, 엄마처럼 하얀 옷을 입고 안경을 끼고 있습니다.
"에헤헤, 엄마 같아."
"네넴, 하나만 주의해줘. 변신하는 모습을 누군가가 보거나 정체를 들키면, 네넴은 징그러운 벌레로 변해버리게 돼."
"으, 응. 벌레로 변하는 것은 싫으니까, 조심할게!"
네넴은 다음 날부터 캬날과 함께 「소원의 별」을 찾기로 했습니다. 네넴은 경우에 따라 초등학생과 어른으로 변하는 나날을 보내느라 아주 바쁩니다!
"네넴, 그 쪽에 소원의 별의 조각이!"
소원의 별은 조각조각으로 흩어져 여러 장소에 불가사의한 힘을 뿌려댑니다. 소원의 별의 힘은 사람이 다루기에는 너무나도 컸기 때문에, 때때로 사건을 일으키고 말았습니다. 캬날은 소원의 별이 일으킨 힘의 파동을 파악하고, 네넴과 함께 사건의 현장으로 향합니다.
"맡겨둬! 이럴 때는..."
네넴은 반지에게 기도를 하고, 여러 직업의 어른으로 변신해서 소원의 별을 모았습니다.
때로는, 소원의 별을 망가트린 장본인인 나쁜 마녀나 마녀의 부하와 대결하기도 합니다.
"꼬맹이가 어른의 일에 손 대면 안 되지. 얌전하게 썩 물러나거라!"
"그런 일, 절대로 하게 놔두지 않을 거야!"
"볼랜드 군이 구해준 거야...?"
"어?! 아, 그게 아니라..."
"고마워."
소원의 별이 일으킨 사건에 말려든 죽마고우를 구하고, 구하는 김에 등을 떠밀어서 화해시키기도 했습니다.
"잘됐다! 둘이 화해해서 다행이야아."
그리고, 마침내 모든 별 조각이 모였습니다.
"해냈구나, 네넴. 이걸로 세계는 구원받을 거야! 자, 반지에게 소원의 별을 고쳐달라고 부탁해!"
"응!"
네넴은 반지를 치켜들고 기도합니다. 그 순간, 반지의 빛에 호응하는 것처럼 검은 구름이 나타나더니 마녀의 모습으로 변했습니다.
"우후후후후, 수고했다, 네넴. 설마 이렇게 빨리 모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어. 시간으로 치면 3151446845초. 대강 100년쯤이군."
"무슨 짓이야!?"
마녀는 네넴이 열심히 모은 별의 조각을 들어올립니다.
"그만둬! 돌려줘!!"
마녀는 네넴의 외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소원의 별을 커다란 운석으로 바꿔버렸습니다.
"더 오랫동안 놀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재미없네. 적어도 2500만년정도는 찾아 다녔어야지."
마녀는 납득할 수 없다는 듯이 불평을 해대더니, 운석을 지면에 내동댕이쳤습니다. 운석이 부딪힌 곳에서, 세계가 산산조각으로 부서지더니 모래처럼 무너져 내립니다.
"안 돼! 반지님 제발 부탁이야!"
네넴은 필사적으로 반지에게 빕니다. 하지만 반지는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고 빛을 잃으며 돌처럼 변해버리고 말았습니다.
"아하하하하, 아쉬워서 어쩌나. 만들어낸 이야기의 시간은 이미 끝났단다."
"너무해... 너무하다고오! 어째서 이런 짓을 하는 거야!?"
네넴은 무너져 내리는 세계를 보며 외쳤습니다.
"현실은 만만치 않은 법이란다. 다음 번에는 재미있게 해주길 바랄 뿐이야."
나쁜 마녀는 네넴을 비웃을 뿐이었습니다.
"그만둬! 어째서 그런..."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자, 다시 한 번 쇼를 시작하도록 하지."
나쁜 마녀의 웃음 소리에, 네넴의 의식은 감쪽같이 지워지고 말았습니다.
- THE E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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