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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31~40/스테이시아

스테이시아 R4 2814년 [멍에] 스테이시아 R4 2814년 [멍에] "네가 모르는 이야기를 해주지. 혹시 이미 모든 걸 다 알고 있는 건가?" 그라이바흐는 응접실에 들어오자마자 곧바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저의 인지기능은 완벽합니다." "완벽이라…. 하긴 어떤 의미로는 완벽함을 지니고 있다고도 할 수 있지. 그 사실은 누구보다 내가 가장 잘 알고 있다." 그라이바흐는 소파에 앉더니 기품 있고 당당한 자세로 다리를 꼬았다. "아무튼, 이 메모리에 접속해서 내용을 확인해봐라." 그라이바흐가 메모리 칩을 건네주었다. 스테이시아는 머니퓰레이터를 이용하여 메모리 칩을 넘겨받고 해석 장치에 연결했다. 바이러스처럼 위험한 코드는 들어있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한 후, 메모리 칩의 내용을 살펴보았다. "이것은?" "메르키오르가 너를 제작하기 이전에 내가.. 더보기
스테이시아 R3 2790년 [방문자] 스테이시아 R3 2790년 [방문자] 메르키오르는 스테이시아가 탑재된 로켓의 현재 좌표를 확인해보았다. 로켓은 제3 우주속도에 도달하지 못하고 그 전 단계의 좌표에 위치해 있었다. 하지만 감시용 모니터에는 스테이시아의 모습이 또렷하게 보이고 있었다. 실험이 기대 이상으로 훌륭하게 성공했다는 고무적인 결과를 얻은 메르키오르는 점차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다음 명령을 내려주시기 바랍니다. 마스터." "우, 우선 네가 얻은 결과를 보여다오." 메르키오르의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 "알겠습니다." 스테이시아는 연구실로 들어간 후, 보이드에서 이루어진 실험 관측을 통해 입수한 소녀의 모습을 드러냈다. 메르키오르가 손을 뻗자, 스테이시아가 메르키오르의 손을 마주잡았다. 메르키오르는 스테이시아의 손에서 온기가 느껴.. 더보기
스테이시아 R2 2790년 [의지] 스테이시아 R2 2790년 [의지] 보이드에 도달한 후로 120억년이 지났다. 처음에 떠나온 항성계는 이미 완전하게 열역학적 죽음을 맞이했기 때문에 그곳에 존재하던 모든 생명은 멸종했을 것이다. 스테이시아는 그토록 긴 시간이 경과했음에도 불구하고 우직하게 실험을 반복하고 있었다. 스테이시아의 인공두뇌는 실험을 개시하고 나서 32억년째가 되던 해에 자기 확장성을 획득한 후로 점차 규모를 확대하더니 이제는 혹성이라 할만한 크기에 이르렀다. 인공두뇌의 중심에는 순수한 케이오시움으로 만들어진 코어 시스템이 탄탄히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에 다원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는 창이나 다름없는 코어를 조작하고 그에 따른 결과를 관측하는 작업이 1초 동안에 수천만 번이나 이루어지고 있었다. 실험을 거듭하는 동안 조금씩이긴 해도.. 더보기
스테이시아 R1 2790년 [여행] 스테이시아 R1 2790년 [여행] 메르키오르는 콘솔 조작을 멈췄다. 그리고 의자에 깊숙이 몸을 맡기곤 잠깐 눈을 감았다. 다시 눈을 뜬 후 곁에 있는 보호 케이스 안에 놓인 한 장의 작은 칩을 응시했다. 보호 케이스에서 나온 굵은 케이블 한 줄이 메르키오르의 연구실 바로 밑에 있는 기계실로 연결되어 있다. 메르키오르는 콘솔에서 실행 코드를 입력했다. "일어나거라. 스테이시아." 모니터가 작동화면에서 파장의 선이 무수히 나타난 화면으로 전환 되었다. "안녕하세요." 그의 질문에 높은음으로 조정된 마치 소녀 같은 기계 음성이 정확하게 대답한다. "너는 이제부터 여행을 떠난다. 이 세계에서는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신비로운 여행이다." "네." "지금은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지. 하지만 가능 세계로 자유롭게 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