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의 번역기와 1%의 수정으로 이뤄졌습니다.
*따라서 탄산수에 부채질 할 수 있습니다.
*말투 또한 어림짐작으로 설정했습니다.
*잘못된 해석이나 더 좋은 해석은 덧글(comment)이나 방명록으로 제보 부탁드립니다.
*일어원본 : http://dcunlibrary.tistory.com/679
[자의식]
통신기에서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코어를 회수했다! 퇴로 확보는 어떻게 되었나!"
"적성생물의 공격이 거세서 확보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아스널캐리어의 지원요청을!"
"알았다! 아스널캐리어가 도착할 때까지 어떻게든 버텨줘라."
"라져!"
통신은 중단됐다. 지시를 들은 자신은 다가오는 마수에게 라이플을 겨눴다.
"미리안 중대장은 뭐라고 했지?! 더 이상은 힘들다고!"
"코어의 회수는 완료됐다! 그리고 아스널캐리어의 지원을 요청했다. 이제 곧 지원군이 올 거다!"
"알았다!"
주위에서 싸우고 있던 사람들이 갑자기 사기를 회복한 것처럼 보였다.
자신도 포함해서 여기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끝이 보이지 않는 마물을 처치하는 데 피폐해져 있었다. 하지만 지원이 온다면 얘기는 달라졌다. 곧 있으면 귀환할 수 있다.
그 희망을 가슴에 품고 다가오는 마물에게 라이플을 계속 쏘았다.
***
엡실론은 눈을 떴다.
"...또인가."
언제 받은 개조단계부터인지, 엡실론은 종종 이상한 꿈을 꾸게 되었다.
그건 조금 전까지 보고 있던 것처럼 공격성 높은 생명체와 싸우고 있는 꿈이나, 이곳이 아닌 다른 곳에서 자신과 같은 모습을 한 생명체와 훈련하는 꿈처럼 다양했다.
엔지니어로부터 '꿈은 기억의 정리에 의한 것이다'라는 말을 들었기 때문에 꿈을 꾼다는 것 자체는 이해하고 있었다.
그래서 전투하는 꿈까지는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비슷한 생명체와의 교류는 '엡실론'에겐 없는 기억이었다.
"흠. 소재로 사용한 생명체의 두뇌에 있는 기억의 잔재가 영향을 미쳤을지도."
엔지니어에게 꿈에 대한 일을 상담하자, 그런 대답이 돌아왔다.
"주인, 할 얘기가 있다."
어느날, 결국 엡실론은 엔지니어한테 말을 꺼냈다.
가슴 속 충동은 커져만 가며 엡실론을 계속 괴롭혔다.
하지만 계속 고민해봤자 결과가 달라질 리도 없었다.
엔지니어가 반대하고, 쓸데없는 걸 생각하지 않게 두뇌를 개조할 지도 모른다. 그것조차 각오하며 엡실론은 행동을 취했다.
"무슨 일이니, 나의 아들아."
"여행을 떠나고 싶다. 이 소재의 고향을 찾고 싶다. 얼마나 걸릴 지는 모르겠다. 허락해 줄 수 있나?"
***
엡실론은 엔지니어처럼 말을 구사할 수가 없었다.
엔지니어처럼 논리 정연하게 말하는 건 어려웠다. 그래서 되도록이면 간결하게, 자신의 의사가 전해지기 쉽도록 말했다.
"...그런, 가. 결국, 그런가, 그렇구나."
엔지니어는 오랫동안 침묵한 뒤 감격한 것처럼 몸을 떨었다.
"주인...?"
"아아, 엡실론. 사랑스런 나의 아들. 너는 마침내 자의식을 얻었구나."
훌륭하고, 또 훌륭하다고, 엔지니어는 몇번이나 중얼거리며 엡실론을 촉수로 계속 쓰다듬었다.
"스스로의 의사로 선택하고 행동한다. 이것이야말로 지적생명체에게 주어진 특권이다. 마침내 우리 연구도 거기에 이를 수 있게 됐다. 기쁘다, 훌륭해!"
엔지니어는 한없이 기쁜 것 같았다. 엡실론이 자신의 입으로 처음 '이렇게 하고 싶다'라는 의지를 보인 게 진심으로 기뻐서 참을 수가 없는 듯한 모습이었다.
"주인, 하지만, 괜찮나?"
***
"반대할 필요가 어딨지? 아이는 결국 언젠간 자립하는 거야. 사랑스런 나의 아들, 마침내 그 때가 왔을 뿐이야."
엔지니어는 가늘게 몸을 떨었다. 그 목소리는 슬픔과 기쁨으로 가득 차 있다는 걸 엡실론은 막연히 느낄 수 있었다.
어느샌가 엔지니어의 목소리에서 그가 나타내는 감정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그것에 엡실론은 깜짝 놀랐다.
"주인..."
"괜찮아. 자의식의 각성은 훌륭한 거야. 그리고 그 선택을 막을 이유가 나한텐 없어. 해서 좋을 리가 없어."
"하지만, 주인. 당신은..."
떨고 있는 엔지니어에게 엡실론은 손을 뻗으려고 했다. 하지만 엔지니어의 젤리 같은 촉수가 그걸 제지했다.
"더 이상은 안 돼. 내 결의가 흔들리니까, 나의 아들아."
"미안하다."
***
"사과할 필요는 없어. 그럼, 떠나는 건 언제로 할까? 그때까지 다양하게 준비해두지 않으면 안 되니까."
엔지니어는 슬픔을 떨쳐내듯 밝은 목소리를 내며 엡실론의 여행을 지원하기 위해 부랴부랴 준비를 시작했다.
그리고 떠나는 날이 왔다.
엔지니어는 오늘 이 날까지 엡실론한테 이계에서 생활하기 위한 온갖 지혜를 줬다. 그리고 세계를 건너는 데 필요한 장비와 에네지 배터리 등도 준비했다.
상당한 양이었지만 긴 여행에 필요한 것뿐이라는 건 엡실론도 이해할 수 있었다.
"나의 아들. 아니, 엡실론. 너한테 마지막 지시를 줄게. 너는 다시는 내 곁으로 돌아와선 안 돼."
***
엔지니어는 감정을 억누른 듯한 목소리로 엡실론한테 말했다.
"...알았다."
"돌아오면 그대로 끝. 난 무슨 수를 써서라도 너를 이곳에 붙들어 맬 거야."
"그런가..."
"그래도 말야, 나는 언제나 너의 여행이 잘 되기를 바라고 있어."
엔지니어는 엡실론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 촉수엔 더 이상 슬픔이 아닌, 그저 자애만 있을 뿐이었다.
"고맙다, 주인."
엔지니어는 역할을 다 하며 밝게 엡실론을 격려하고 배웅했다.
그 시선을 느끼며, 엡실론은 다신 이곳으로 돌아오지 않겠다는 결의를 품은 채 게이트를 지나 끝없는 여행을 떠났다.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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