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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51~60/아리스테리아

(번역본) 아리스테리아 M2 [충동]

*99%의 번역기와 1%의 수정으로 이뤄졌습니다.

*따라서 탄산수에 부채질 할 수 있습니다.

*말투 또한 어림짐작으로 설정했습니다.

*잘못된 해석이나 더 좋은 해석은 덧글(comment)이나 방명록으로 제보 부탁드립니다.

*일어원본 : http://dcunlibrary.tistory.com/676




[충동]




으스스할 만큼 고요한 호사스러운 방에 저는 혼자 우두커니 서있었습니다.


평소라면 황제 폐하가 곁에 계셨겠지만, 그마저도 없었습니다.


의아하게 생각한 저는 폐하를 찾기 위해 방 밖으로 발을 내디뎠습니다.




방 밖으로 이어진 밝은 회랑도 방안과 마찬가지로 고요했습니다.


"폐하...?"


저는 회랑을 나아갔습니다. 이 건물은 매우 넓어서 결코 혼자선 행동하지 말라고 폐하로부터 분부가 내려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폐하를 찾기 위해 저는 평소라면 들어가지 않는 곳까지 들어가버렸습니다.




회랑 중간에 있던 닫힌 문을 열자 어둑한 또다른 회랑이 먼저 이어졌습니다. 저는 조심조심 나아갔습니다.

그러자 회랑 안쪽에서 빛이 새어나오는 게 보였습니다.

***

저는 호기심과 두려움이 뒤섞인 마음 그대로 빛을 향해 나아갔습니다.



빛이 새어 나오는 방에 겨우 이르러 살짝 안을 엿보았습니다.

그곳에 있던 건 방 안쪽까지 늘어서있는 유리통들. (원문은 カラス인데 ガラス의 오타 같음.) 그리고 그 안에 담겨있는 어린 소녀.

그 소녀의 얼굴은 제가 매일 같이 거울로 보고 있는 얼굴이었습니다.

"후후..."

황홀한 미소를 띄우며 유리통을 어루만지는 폐하가 계셨습니다.

저런 얼굴을 한 폐하를 본 건 처음이었습니다. 순간적으로 이 사람은 폐하가 아닌 다른 뭔가 위험한 것이라고, 본능적으로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심한 혼란과 구토감이 저를 덮쳐왔습니다. 오장육부에 달궈진 돌을 꽉 누르는 듯한 뜨거움과 아픔.

비명이 나오려는 것을 필사적으로 참았습니다. 여기서 소리치면 분명 저는...

***

"아리스테리아여."

"히익!"

폐하는 방 안에 계실 터인데, 갑자기 등 뒤에서 폐하의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그 소리에 저는 비명을 지르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그대로 통이 있는 방 속으로 발을 들여놓고 말았습니다.

"너는 봐서는 안 될 것을 봤다."

"그만! 오지마!! 이야아!"

저는 뒤돌아보지 않고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어딘가에 다른 출입구가 있다고 제멋대로 그렇게 믿은 채.



여기저기 뛰어다니던 저는 유리관 같은 것이 놓여있는 곳에 이르렀습니다. 관 속에는 아름답게 나이를 먹은 노파가 잠든 듯이 안치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곳이야말로 이 방의 가장 깊숙한 곳이며 막다른 곳이었습니다.

막다른 곳으로 몰린 저는 결국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

천천히 구두굽 소리가 울려오고 끝내 폐하 같은 누군가가 그 얼굴을 드러냈습니다.

"아냐, 구해, 구해주세요! 마르세우스! 부탁이에요 구해줘요!"

"이런이런. 내게 도움을 청하는 사랑스런 녀석이군."

"달라, 달라! 당신은 폐하가 아냐! 다가오지 마!"

진짜 폐하가 어딘가에 계실 거라며, 저는 큰 소리로 폐하에게 도움을 청했습니다.

머리 속 어딘가에선 눈 앞에 있는 폐하의 얼굴을 가진 누군가야말로 불사황제 마르세우스라고 인정하면서도, 저는 구원을 찾아 외친 것이었습니다.



폐하의 얼굴을 가진 누군가가 저를 향해 손을 뻗어왔습니다.

그 손을 뿌리치려 해도 더 이상 몸이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아아, 가엾은 아리스테리아. 너에겐 기대하고 있었던 거야."

"떨어져!"

폐하의 탈을 쓴 괴물이 제 목을 붙잡았습니다.

"뭘, 아, 큭, 켁..."

***

더 이상 소리치지 못하고, 귀를 막고 싶어지는 자신의 지저분한 오열을 들으며 저는 의식을 잃었습니다.



"콜록..."

심한 기침과 함께 눈을 뜨자 저는 칠흑의 공간 속에 있었습니다.

호흡이 잘 되지 않고 목에서 휴우 하고 가는 소리가 났습니다.

"진실은 이렇게도 잔혹하다."

당당하고 위압 있는(凛と張り詰めたような) 음색과는 어울리지 않을 만큼 차분한 소녀의 목소리가 제 귀에 닿아왔습니다.

조금 전 두려움밖에 없던 광경은 도대체 무엇이었을까요.

"저건 과거의 네 모습. 그렇다 해도 정확하겐 너와 마찬가지였던 존재가 본 것이다만."

소리로 나오지 않은 저의 의문에 소녀의 목소리는 대답했습니다.

"너는 만들어진 것이다."

그 소녀의 말은 제 머릿속으로 쉽게 스며들었습니다.

***

그 공포의 광경은 현실이라고, 제 머리는 감정과는 별개로 완전히 납득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전 무엇을 위해 살아야..."

"글쎄. 그걸 찾고 싶다면 자신의 마음에게 물어봐라."

"묻는다..."

소녀의 말을 되풀이하며 생각하는 동안 제 의식은 다시 어둠으로 휩싸여 갔습니다.



아름다운 음악이 알현실에 울려 퍼지고 있었습니다.

옆엔 옷을 차려 입은 장군들과 정치가들이 종렬로 대기하듯이 서 있었습니다.

모두가 침묵하는 가운데 저는 옥좌 저 너머에 있는 장엄한 문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음악이 점입가경으로 흐르자 문이 무거운 소리를 내며 열렸습니다. 문 저편에는 젊은 장교 한 명이 긴장한 얼굴로 서 있었습니다.

문이 열리자 그는 천천히 옥좌를 향해 걸음을 옮겨왔습니다.

그리고 음악이 그치는 것과 거의 동시에 옥좌 앞에 이르렀습니다.

그는 한 치의 빈틈도 없는 동작으로 무릎을 꿇고 머리를 숙였습니다.

***

저는 일어나서 계단을 내려가 그의 앞에 섰습니다.

그리고 곁에 있던 종자에게서 새로운 계급장을 받아 소리 높여 선언했습니다.

"에바리스트 바르트를 원수로 임명합니다."

에바리스트는 그 말을 신호로 일어섰습니다. 저는 원수용으로 새롭게 제작된 그의 군복에 계급장을 달았습니다.

옆에서 대기하고 있던 장군과 정치가들로부터 박수 갈채가 울려 퍼졌습니다.

새로운 계급장을 자랑스럽게 빛내며, 에바리스트는 제게 부드럽게 미소 지었습니다.



그날 밤, 저는 혼자 첨탑의 방에서 밤하늘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문득 문 저편에서, 방 앞에서 경비하고 있는 호위기사와 에바리스트의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늦어졌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호위기사의 허가를 얻은 에바리스트가 조용히 방으로 들어왔습니다.

이렇게 그와 사적으로 만나는 건 몇 개월만이었습니다.

***

"공무, 수고 많았어요."

"개혁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들이 산더미처럼 있는 상황입니다. 이 정도 일로 약한 소리를 해서야 아무것도 이룰 수 없으니까요."

"믿음직하네요. 저도 지고만 있을 수는 없겠어요."

불사라고까지 칭해진 황제가 승하한 후 몇 년. 우리는 밀회 동안만큼은 평범한 연인사이처럼 대화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그런 분위기를 내듯 에바리스트는 저를 마주하며 예식 때처럼 긴장한 얼굴로 저를 바라봤습니다.

"폐하, 한 말씀 올려도 되겠습니까?"

"네, 무엇이든."

에바리스트는 헛기침을 한 번 하고 제 손을 잡으며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반드시, 제국에 승리와 평온을."

"기대하고 있어요, 에바리스트."

그리고나서 저는 그에게 조용히 기대어 눈을 감았습니다.



***

눈을 뜨자 다시 어둠 속에 있었습니다.

조금 전까지 보고 있던 건 제 꿈이었던 걸까요.

너무나도 단편적이고, 너무나도 모호한 광경이었습니다.

"저것은 너의 가능성이다."

"그 뒤엔 어떻게 됐나요?"

가능성이란 무엇인가 하는 의문보다도 먼저, 에바리스트와 그에게 기댄 제가 그 뒤에 어떻게 되었는지. 그 끝을 알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알고 싶은가?"

"저것이 올바른 세계입니까?"

"글쎄, 어떨까. 네가 다다를 가능성들 중 하나였을지도 모른다. 또는 행복한 꿈이었을지도 모르지. 그렇지 않으면 잔혹한 악몽의 전단계였을지도."

소녀의 말은 철학적인듯 하면서도 의미가 없다는, 그런 인상을 받았습니다.

"어느 것이 진실이고 어느 것이 거짓인가. 모든 것을 바로잡으면 알게 될 것이다. 그렇겠지?"

***

소녀의 말 하나하나에, 제 안에서 조금씩 타고난 충동이라고 할 수 있는 지적욕구가 끓어 올라왔습니다.

"저는... 저는 진실을 알고 싶습니다."

결국 저는 그런 말을 입에 담았습니다.

"그것이 그 황제로부터 심어진 거짓충동이라고 해도?"

소녀의 말이 가슴을 조여왔습니다.

"지금의 저를 움직이게 하는 건 그것밖에 없습니다. 그것밖에..."

비록 거짓이라 할지라도, 충동은 확실하게 제 마음속에 있었습니다.

그것을 부정하면 저는 이번에야말로 제 의식을 무산시켜 버릴 것이라는, 그런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와 함께 인과를 바로잡자. 진실을 추구하는 자여."



칠흑이 빛으로 가득 채워져 갔습니다.

이 빛이야말로 저를 진실로 인도할 거라고, 저는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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